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일전의 칼럼에서 베트남에는 신앙서적이 절대 부족하여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책을 쓰기도 하고 명저를 리뷰하여 추천한다고 했다. Earle E. Cairns의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시간’이란 책을 소개를 했었는데, 이번엔 ‘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리뷰해 보았다. 캐나다 리젠트 신학교의 신약학 교수 Gordon D. Fee와 미국 고든 콘웰 신학교의 구약학 교수 Douglas Stuart가 공동 저자이다. 캐나다 벤쿠버의 리젠트 신학교의 신약학 교수인 Fee의 저서는 ‘바울, 성령,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 ‘성령이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 ‘신약성경 해석 방법론’ 등이 있다. 공저자인 더글라스 스튜어트는 고든 콘웰 신학교의 구약학 교수로서 Fee 교수와 같이 쓴 ‘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와 ‘구약주석 방법론’ 등의 저서가 있다.

이 책은 성경의 다양한 문학 유형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서로 다른지를 알려주고, 다양한 해석학적 질문들을 통해 성경을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전작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제시한 원리를 토대로 성경 각 책을 그 자체의 관심으로 읽고 이해하게 해준다. 성경의 각 책이 다른 책들과 어떻게 연계되고 어우러져 성경의 거대한 내러티브를 형성하는지 보여준다. 이와 같은 형태의 성경 개관서는 늘 필요로 하던 것이었으며, 바로 이 책이 성경을 책별로 심도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이 책의 전체 맥락을 보면 우선 서두에 성경 이야기 개관이 있다. 창조에 관한 하나님의 이야기, 타락으로 인해 창조주로 부터 멀어진 인간, 이러한 비극적 상태의 인간을 공의로 다스리시고 구속하시는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 그리고 완성을 향해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성경 이야기를 개관하면서 성경이 장엄하고 거대한 내러티브임을 인식시켜 준다. 성경의 각 책이 어떤 식으로 더 큰 이야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할 것을 요구하면서 각 권의 개요와 요점을 소개하고 있다. 각 책들과 성경 전체가 어떤 고리로 엮여 있는지 설명해주면서 독자가 직접 성경을 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화식 문체를 써서 독창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독자들을 성경으로 인도한다.

이 책에서는 성경의 각 책을 다음과 같이 접근하며 설명하고 있다. 우선 ‘들어가기’에서 성경 각 권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제공하고, 각 책의 내용과 역사적 기간, 강조점을 설명한다. 성경 각 책에 대해 훑어보는 안내문 역할이다. ‘둘러보기’는 각 성경의 요점과 주제를 통해 전체적으로 조망하게 한다. 각 책의 전후 배경, 특별히 관심을 갖거나 주의해야 할 점, 주요 핵심 등을 둘러보게 한다. ‘주목하기’에서는 각 성경에 얽혀있는 상황과 문맥 속에서 정확한 내용과 메시지를 이해하도록 설명해준다. 특별히 주목해야 할 내용들을 부각시켜 독자들이 중요한 메시지를 그냥 넘어가지 않도록 가정교사 역할도 해준다. ‘산책하기’에서는 마치 안내자가 독자의 손을 잡고 친절히 이끌어 주듯이 단원별로 본문을 소개한다. 성경을 큰 그림으로 조망하고 각 부분이 전체와 어떻게 어울리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이 산책코스는 실제로 각 책의 내용을 일일이 들여다보는 코스로서 성경 말씀을 음미하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의 특성은 성경 각 권에 대한 개요와 해부, 그리고 무엇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차원에서 여느 신학개론 책들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 책은 성경을 실제로 읽어가며 참고할 때만 유익을 얻을 수 있다. 성경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것은 모든 신자들이 추구하고 바라는 바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장점과 교훈을 좀 더 살펴보겠다. 성경의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라는 말은 구절이나 장별로 읽는 것이 아니라 책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단번에 읽으면서 전체적인 흐름과 내용을 파악하라는 뜻이다. 이렇게 숲을 먼저 보면서 성경 각권의 기록 목적과 동기와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명확히 파악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은 후, 자신이 파악한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각 책을 요약하고 정리하다 보면 전체 흐름과 목적과 주제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병행해서 읽어나가고, 성경을 편집 순서나 마음에 드는 부분만 두서없이 읽는 것이 아니라 구약의 언약들이 신약에서 어떻게 성취되었고 신약에서 주어진 새 언약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읽는 힘을 갖게 해준다. ‘들어가기’, ‘둘러보기’, ‘주목하기’, ‘산책하기’에서 강조된 부분들 중에서 신약과 관련된 것들을 함께 읽으면 성경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성경의 상황과 나의 상황을 적용하고 연계하면서 읽으면 당시의 상황 속에서 그 말씀이 갖는 참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시간과 문화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불변의 진리를 담은 성경 말씀을 내 삶에 적용하도록 해준다. 성경을 역사책이나 소설처럼 읽는 것이 아니라 본문 속의 사건들과 사람들을 몸으로 부딪치면서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찾는 길잡이 역할도 해주고 있다.

이 책의 성과와 한계를 보도록 하겠다. 우선 성과 면에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각 성경책이 갖는 다양한 문학 유형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문학 유형들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준다. 그리고 다양한 해석학적 질문을 어떻게 제기하는지를 알게 하여 더 나은 방식으로 성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하나님의 이야기를 큰 그림 속에서 조화를 이뤄내고 있으며, 독립된 개체들이 성경의 거대 내러티브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관점으로 성경을 읽어가도록 독자들을 끝까지 인도해준다. 한편 이 책의 한계를 본다면 저자들의 전작인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와의 너무 많은 연관성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지만 저자들이 많이 인용하고 있으므로 이 책을 미리 읽어야 책이 주는 장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전작에 비해 내용이 많고 성경 각권을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과 전개로 지루함이 따른다. 또한 이 책 한권으로만 읽고 만족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성경을 실제로 읽어가며 참고할 때만 비로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이 저작 의도에서 보면 장점이지만 독자 편에서 이 책만 읽는다면 한계이자 단점도 될 것이다. 또한 각 성경책의 개론서나 안내서 역할에만 그칠 가능성이 있다. 논쟁의 소지가 있거나 더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성경 본문의 거시적 맥락에만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주장들의 소개와 전통적인 견해들만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이 책과 같이 안내서 역할을 하는 책들이 갖는 한계일 수밖에 없다. 고든 D. 피 교수와 더글라스 스튜어트 교수의 ‘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책으로 나온 것은 성경을 공부하고 매일의 삶에서 읽고 적용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책을 읽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성경과 병행해서 읽도록 한 저자들의 의도가 돋보인다. 그동안 성경 학습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이 책이 의도하고 있는 보다 중요한 하나님의 이야기, 성경 각 권이 성경의 거대 내러티브와 갖는 연계성과 조화를 독자들이 보게 하는 것에 이 책의 탁월성이 있다고 하겠다.

안필립 목사
예수교 대한성결교회
베트남 선교사, 교회개척, 고아원
마약자 재활원 & 신학교 운영
2011년  –현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