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4대 은행, 주택대출 상환 유예 3월 말 중단

NAB은행, 1월 21일부터 신규 모기지 상환 유예 신청 거절6개 은행 상환 유예자 6월 43만6139명→12월 9만819명

호주의 4대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주택대출자들에게 제공했던 모기지 상환 유예(mortgage holidays) 혜택을 3월 말에 중단한다.

은행들은 아직 모기지 상환을 재개하지 않은 수만명의 주택대출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실직자가 쏟아지면서 4대 은행들은 주택대출금 상환 불능이나 연체로 인한 강매를 예방하기 위한 비상 대책으로 주택대출자들에게 대출금 상환 유예 혜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올 3월에 이 프로그램을 끝내기 위해 새로운 모기지 상환 유예 신청을 거절할 준비를 하고 있다.

NAB은행은 모기지 중개인들에게 최근 배포한 메모를 통해 1월 21일부터 모기지 상환 유예 신청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메모는 “규제 지침을 충족하기 위해 우리는 코로나19 구제를 위한 선택안인 모기지 상환 중단을 조만간 폐지할 것”이라고 했다. 재난 지원(hardship assistance)은 개별적 평가 기준에 따라 적용 가능하며 기존의 상환 유예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 “규제당국, 3월 말에 모기지 상환 유예 폐지될 것”

모기지 상환 유예는 대출자들에게 일상적인 원리금 상환의 중단을 허용해주는 것이다. 이 중단기간에 이자와 수수료는 대출금에 추가되기 때문에 미지불 잔액은 증가한다. 그래서 보통 대출자가 상환을 재개할 때 유예 전과 동일한 상환 금액이 부과되지만 상환 기간은 더 늘어난다.

NAB은행은 2020년 3월 이래 11만명의 주택대출자들에게 상환 유예를 제공했다. 이 은행의 지난해 11월 이후 자료에 따르면 아직 대출금 상환을 재개하지 않은 주택대출자는 7000명이며 이들의 총 대출잔액은 36억 달러 규모였다. 지난해 12월 NAB은행 고객 중 주택대출금 상환 유예를 요청한 숫자는 50명 미만이었다.

NAB은행 개인 금융 부문 이사인 레이첼 슬레이드는 “도움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상환금 삭감, 상환 중단(payment moratoriums), 고용 지원, 금융 상담사 소개 등을 통해 계속 조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NZ은행 대변인은 “상환 유예 신청 수용을 중단할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금융 규제당국이 3월 말에 모기지 상환 유예가 폐지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요청을 계속 수용해 그들이 처한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협의하고, 개별 입장에 최적화된 선택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12월 중순, 모기지 상환 유예자 중 약 20%는 상환 재개 못해

ANZ은행은 이번에 9만6000명에게 모기지 상환 유예를 허용했으며, 이들 중 7만2000명은 상환을 재개했다.

웨스트팩은행의 대변인은 모기지 상환 유예 고객 총 14만5000명 가운데 약 3분의2는 이미 상환을 재개했다면서 “재정난에 처한 고객에겐 사안별 맞춤식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먼웰스은행의 주택대출자 중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대출금 상환 유예자는 15만8000명이었으며, 10월 말 이 숫자는 4만6000명으로 감소했다.

호주은행협회(Australian Banking Association)이 취합한 커먼웰스은행, 웨스트팩, ANZ, 퀸즐랜드은행(Bank of Queensland), 선콥(Suncorp), 밴디고은행의 지난해 6월 24일 기준 총 주택대출 상환 유예자는 43만6139명이었으며, 이 숫자는 12월 16일 9만819명으로 줄었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