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광고 회계직 44%, 법률직 43%, IT 38%, 판매직 30% 급감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13만여명의 대졸자들이 1990년대 불황 이래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구인구직 업체 시크(SEEK)가 수집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일부 직종의 신규 직원 채용 광고가 지난해 대비 대폭 감소했다.
직종별 지난해 대비 구인 광고 건수에서 회계직은 약 44%, 법률직은 43%, 정보통신직(IT)은 38%, 판매직은 30% 급감했다.
딜로이트액세스이코노믹스(Deloitte Access Economics)는 호주 실업률이 2024년까지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업률이 2021/22년 8.3%로 치솟은 뒤 2022/23년 7.6%, 2023/24년 6.8%, 2024/25년 6.2%의 점진적 하락세를 예상했다. 2019/20년 실업률은 5.6%였다.
딜로이트액세스의 수석경제학자인 크리스 리처드슨은 이런 수치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려는 대졸자와 고교 졸업생들이 직면하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경기 하락기 대졸자, 첫 5년간 평균 소득 30% 낮아”
교육부에 따르면 호주 전국의 호주인 학사 졸업자는 2015년 13만3600명에서 2019년 약 13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대입 등록생이 안정세를 나타낸 것을 감안하면 2020년 대졸자 규모도 13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6월 발간된 연방 재무부 연구 보고서는 실업률이 5%포인트 상승하면 대졸자들의 소득을 첫해에 -8%, 5년 후에 -3.5% 감소시킨 뒤 10년 후에 0%로 회복시킨다고 밝혔다.
멜번대 경제학과의 제프 볼란드 교수는 이는 현재와 같은 경기 하락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대졸자들은 평상시의 대졸자들 보다 첫 5년간 평균 소득이 30% 낮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볼란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의 불황이 얼마나 심각할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최상의 시나리오일지라도, 향후 1-2년 동안 대졸자들은 지난 30년만에 가장 나쁜 시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사회초년생 위한 일자리 1개당 106명 경쟁
15-24세 근로자 대상 청년실업률은 3월 11.3%에서 5월 16.1%까지 상승한 뒤 9월 14.5%로 하락했다.
호주연구소 미래근로센터(Australia Institute’s Centre for Future Work) 이사인 짐 스탠포드는 어떤 졸업자는 취업경로에서 영원히 하향 전환하다가 결국 따라잡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슬픈 현실이라고 밝혔다.
스탠포드는 “이는 호주가 30년만에 직면한 최악의 취업시장”이라며 “젊은이들은 항상 불리한 입장에 있다. 이들은 경기 상승기엔 가장 늦게 고용되고 하락기엔 가장 먼저 해고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호주앵글리케어(Anglicare Australia)의 일자리 가능성 스냅샷(Jobs Availability Snapshot)에 따르면 사회초년생(entry-level applicants)을 위한 일자리 1개당 지원자가 지난해 5.5명에서 올해 7.8명으로 증가했다. 만약 이 일자리에 지원한 경력자들까지 포함한다면 일자리 1개당 경쟁자는 최대 106명으로 급증한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