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성, 유명 관광지에서 9개월 된 여아와 함께 투신…

경찰, ‘애들레이드 남성 9개월 된 딸 안고 35m 높이의 관광지에서 투신해서 사망’

호주의 유명 관광지인 속삭임의 벽(Whispering wall)에서 생후 9개월 된 딸을 안고 뛰어내린 한 아버지의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부녀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22일 목요일, 남호주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 ‘속삭임의 벽’ 댐 위에서 생후 9개월 된 딸과 함께 뛰어내리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댐의 높이는 약 35m로 전해지며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즉각 경찰과 구급대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부녀가 현장에서 사망한 뒤였다.

‘속삭임의 벽’ (Whispering wall) 사진

경찰은 사망한 부녀의 신원이 헨리 셰퍼드슨(38)씨와 그의 생후 9개월 된 딸 코비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셰퍼드슨씨는 생전에 아내를 향해 폭력을 휘둘러 법원에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적이 있으며 사건 당일 몇 시간 전, 이에 항소하는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애들레이드 치안 법원에 출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근금지 명령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가족 혹은 주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시 피해자의 주거지와 직장을 포함한 반경 200미터 이내에 다가가는 것을 금지하는 법적 조치이다.

서호주 경찰은 초기 조사에서 셰퍼드슨씨가 코비의 어머니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하였던 전적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딸 코비의 납치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방향을 정했었다. 하지만 이안 패롯 남호주 경찰부국장은 과거 셰퍼드슨 씨가 가정폭력을 행사한 전과가 있지만, 자녀인 코비를 합법적으로 만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면접교섭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패롯 부국장은, “매우 고통스럽고 감정적인 상황이다.”라며 “현장에서 해당 사건을 목격한 시민들에게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를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셰퍼드슨 부녀의 투신 자살 당시 코비의 어머니는 근처에 함께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은 경찰과 구급차에 곧장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패롯 부국장은 이 부부가 연인관계가 되고 아이도 낳으면서 평범한 커플들처럼 보였지만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패럿 부국장은 경찰이 사건의 정황을 아직 조사하고 있으며 검시 보고서가 곧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건은 초기에는 사고인지 자살인지 정확한 사고 경위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22일 목요일, 경찰 조사 끝에 가정폭력관련사건으로 실체가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이 충격에 빠졌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매우 슬프고 끔찍한 일이다. 희생된 아기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전한다.” 며,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약속했다.

한편, 코비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사생활을 지켜줄 것을 부탁했지만 희생된 아기의 사진을 공개하는데는 동의했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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