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이 100년의 갈림길

항상 지고하고 정의롭기만한 역사는 없다. 역사 속에는 인간의 양면성, 즉 추한 면과 선한 면이 공존한다. 한 면만 부각하여 매도하거나 맹목적 추앙을 한다면 오류에 빠지기 쉽다. 세상 역사를 보는 시각이 이러하듯 선교 역사를 보는 시각도 인간의 잣대만으로 보고 평가하면 위험하다. 선교하시는 하나님의 동기, 목적, 방법은 매우 깊이 있고 다각적으로 보아야 한다. 인간의 학문적, 경험적 정의 속에 담아내기 어렵다. 하나님께서 친히 이뤄 가시는 선교를 그분의 목적과 방법의 다양성에 순종하고 집중하지 않으면 인간의 편협성만이 나타난다. 인간의 욕심으로 선교 전체주의나 단체 이기주의에 빠져 선교질서를 오히려 파괴한다. 선교 사역을 사유화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 그래서 “선교는 인간이 정의를 내리는 순간 더 이상 하나님의 선교가 아니다”라는 모 선교신학자의 경고를 상기해봐야 한다. 이 시대 크리스천들의 퇴영적 영성과 수동적인 선교 자세도 하나님이 진행하시는 선교 사역에 쓰임 받지 못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곳 베트남은 전도활동 자체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복음전파가 어려운 나라이다. 그래서 늘 창의적 접근으로 선교 사역을 진행해야 한다. 늘 조심스레 복음으로 저들에게 다가가지만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게 되고 결국 어려움에 처한다. 최근 동역하던 선교사 몇이 추방되었고 그럴때 마다 엄청난 갈등과 아픔이 강으로 흐른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교회를 계속 부흥시키시며, 핍박은 부흥의 싸인이라는 격려를 주신다. 부흥이 없는 곳엔 핍박도 없다. 모처럼의 가정교회 부흥이 이러한 핍박으로 멈추지 않기를 기도한다. 현재 온갖 이단들이 들어와 교회들을 흔들고 있다. 예배 후에 나오는 신자들을 미혹하고 끌고간다. 향후 이곳의 복음화 10년을 놓치면 100년을 놓치게 되는 영적인 백척간두에 서있다. 이곳에는 54개 소수민족들이 더불어 살고 있으며 복음화율은 1% 내외이다. 이 백성을 위해 깨어 기도하고 시급히 선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첨부된 사진은 우리의 미니스트리를 통해 개척된 45개 가정교회 중 한 곳이다. 이 교회 지도자는 93년도에 베트남에 몰려온 마약의 쓰나미에 휩쓸려 중독자가 되었다. 감옥에 끌려가 짐승같이 살며 젊은 시절을 허비했고, 인간적인 가치와 존엄을 스스로 버렸다. 그러나 극적으로 하나님을 만나 변화받고 마약을 끊었다. 복음으로 변화받아 신학공부를 하고 지도자로 세워졌으며, 우리들과 귀한 동역자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는 이런 현지인들과 동역하며 가르치고 복음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구제하는 일에 모든 선교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각 곳에서 많은 성령의 기적을 체험케 하신다. 방언, 병고침, 귀신 나감, 새사람으로 변화받는 거듭남의 역사들을 지속적으로 나타내신다. 큰 은혜의 때이며 눈물과 기적의 역사이다. 이곳에서의 예배는 찬양, 기도, 간증, 설교가 2시간 동안 이뤄지고, 예배 후에 교제의 시간이 있다. 주일엔 교회에 모여 하루를 같이 보낸다. 예배가 5분만 늦게 끝나도 불평하고, 집에 가려고 교회오는 사람들처럼 끝나자 마자 교회를 탈출하는 듯한 많은 한국 성도들의 모습과 대조된다. 현지 공안의 핍박을 모두 이겨낸 성도들의 기쁨과 승리의 예배, 그 은혜를 감사하는 예배로 인해 선교사인 우리가 오히려 참 예배의 감격과 기쁨을 매주 새롭게 경험하고 있다.

이 시대 교회 안에는 우아하고 고상해 보이는 영성과 신앙적 언어  유희를 즐기고 있는 교회 내의 기득권자들, 혹은 영적 우월감에 도취된 자들이 많다. 본질에서 멀어진 그런 유아적, 위선적 영성은 선교에 쓰임 받기 어렵다. 굳이 선교를 축소시켜 정의하고 실천 없는 언어적 유희만을 즐기면서도, 스스로를 좋은 신앙인으로 자처하고 기막히게 포장된 거짓 겸손의 모습을 자랑한다면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풍성한 개념들을 잃어버리고, 편협하고 축소된 제자도로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참 신앙인은 전인격으로 이웃을 섬기고 입술에 복음을 담고 삶이 복음의 시각적 모델이 되어야 한다. 참 그리스도인은 성령 안에서 그런 삶이 자연스레 이뤄지고 선교적 삶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선교는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세워주시고 각자의 쓰임새에 맞게 사용되어지는 복된 삶의 연장이다. 그리스도인의 참된 본질과 정체성은 선교함으로 확인되고 증명된다. 참된 교회의 부흥은 모든 성도들이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낸 결과로 이뤄진다.

안필립 목사
예수교 대한성결교회
베트남 선교사, 교회개척, 고아원
마약자 재활원 & 신학교 운영
2011년  –현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