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퇴직연금은 얼마나 모아야 할까?

RMIT 스미스 부교수, 曰 ‘노령 연금 포함 독신 기준 15만 달러면 충분할 것’

슈퍼 회사들이 설정한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퇴직연금 추정치가 과대평가 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에 거주하는 이유미 씨는 올해 56세가 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은퇴를 앞두고 있다. 유미 씨는 수년간 경제 활동을 하지 않은 데다가, 과거에 해외에서 근무한 이력 때문에 수중에 가진 퇴직연금이 1만 달러가 되지 않는다. 그녀는, “아직 충분한 연금을 모으지 못했는데,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니 걱정된다. 지금 같은 재정 상태라면 80세가 될 때까지 일해야 할 지경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호주에서 은퇴 후 삶을 걱정 하는 것은 유미 씨 혼자가 아니다.

ATN(Australia Talks Nationa 따르면, 10명 중 9명이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보내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노후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가정과 육아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 남성들보다 절반이나 적은 연금으로 은퇴를 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많은 여성이 노후를 남편의 연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서,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유미 씨는, “연유가 어떻게 됐든 남편이 젊은 여자와 바람이라도 난다면, 갈 곳도 없고 경력 및 연금의 부족으로 인해 어렵게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퇴직연금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연방 정부의 은퇴 후 소득 통계에 따르면, 퇴직 연금을 비롯한 노령 연금 등 정부의 지원 혜택을 받는 경우 대부분의 자국민이 여유롭게 노후를 즐길 수 있고 살아생전에 가진 재산의 대부분을 쓰지도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국민들은 연금을 충분히 모으지 못했다고 불안해하는 것일까? 이는 연금 회사들이 그간 선전해온 메시지 및 주택 소유 여부와 관련이 있다. 호주 퇴직연금 협회(ASFA)는 그간, “퇴직 연금 추정치는 아끼고 살아야 충분한 액수다.”라는 메시지를 사회에 전파해왔다. 협회와 슈퍼 회사들은 은퇴 후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내려면 독신은 54만 달러, 부부는 64만 달러(노령 연금 포함)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마이클 스미스 RMIT 대학 국제 비즈니스 학부 부교수는 연금회사들이 설정한 액수들이 과장되었다고 반박하면서, “연금 회사들이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수치는 기득권 중심이며 말도 안 되게 높다. 연금제도는 사람들이 돈을 오래 넣어두면서 돈을 버는 구조이다. 그렇기에 연금 회사들은 대중들에게 항상 연금 액수가 부족하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스미스 부교수는, “집이 있는 커플의 경우 약 20만 달러, 독신은 15만 달러가 적당하며 물론, 집이 없다면 이보다 연금을 더 저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퇴직 연금 추정치는 ‘집을 소유한 채로 평균 65세에 은퇴’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즉, 65세 이전에 원치 않게 해고를 당하면 순탄치 않은 노년을 보내게 될 확률이 높다.

한편, 여러 전문가들은, “베이비 붐 세대까지는 은퇴 후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이후 세대는 부모에게 어떤 재산을 상속받는지 혹은 고임금을 받는 직종에 오래 종사했는지에 노후가 크게 좌우될 것이다.” 고 주장한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저작권자 © 일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