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포터 법무부장관, 16세 여성 성폭행 의혹 일축

사진 설명 : 크리스천 포터 연방법무부장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크리스천 포터 연방 법무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현직 장관의 과거 여성 성폭행 의혹 소문의 당사자가 자신이라면서도 성폭행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현직 연방 장관이 1988년 시드니에서 당시 16세인 애들레이드 여성을 성폭행했으며 이 여성은 경찰 조사를 받다가 2020년 자살했다는 내용의 서신이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와 일부 야당 의원들에게 전달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지난달 말 ABC방송의 시사프로 ‘포 코너스(Four Corners)’가 이 서신의 내용을 처음 공개하면서 브리트니 히긴스의 의사당 내 성폭행 의혹 폭로로 촉발된 정치권의 ‘미투 스캔들’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NSW경찰이 2일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사건 수사를 종결 처리하자, 가해 의혹 장관의 신상 공개와 독립기관의 재조사 필요성 요구가 쏟아지며 진실게임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NSW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1988년 시드니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폭행 피해를 신고하려고 2019년 11월 애들레이드 경찰에 자문을 구했다. 사건을 이첩받은 NSW경찰은 2020년 2월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지만 피해 여성이 그해6월 자살하면서 수사는 중단됐다. 이 사건의 파문이 연방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물론 호주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핵폭탄급 이슈로 확대되자 결국 포터 장관이 의문의 인물이 자신임을 공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 “17세 때 토론대회서 여성 만나, 장관직 사퇴하지 않을 것”

포터 장관은 3일 퍼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장관직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17세 때인 1988년 시드니에서 열린 한 토론대회에서 당시 16세인 그 여성을 만났다면서도 “언론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형태의 (성폭행) 의혹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혹 제기만으로 공직자가 사퇴하는 선례가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내가 사퇴하면 이것이 새로운 기준이 돼 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월 24일 익명의 서신을 받은 모리슨 총리가 연방경찰과 협의한 뒤 자신과도 대화를 나눴다면서 “총리의 전적인 신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정신건강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짧은 기간의 휴가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터 장관은 서호주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런던정경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서호주의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13년 연방 정계에 입문했다. 현재 법무부장관, 노사관계부장관, 하원 원내총무직을 수행하며 차기 연방총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