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주는 서늘한 각성

코로나 초기였던 2020년 베트남은 성공적인 방역을 자랑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죽어갈 때 베트남은 철저한 국경 봉쇄와 이동 통제로 전체 감염자가 3,000명 이하였었다. 베트남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것 두 가지를 자랑해왔는데 그것은 전쟁과 전염병 통제라고 했다. 그들은 1억에 가까운 거대한 인구 속에서도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모범적 국가로 보였다. 그러나 2021년 5월경부터 델타 변종이 베트남에 퍼지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3,000여명에서 80만 명 규모로 퍼지는데 3-4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일 12시간 통금과 통행증 발급, 배급 제도를 실시하면서 팬데믹을 막아보려 했지만 80여 만의 감염자와 2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야 말았다. 누구보다 잘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코로나는 인간들이 쳐놓은 최고 수준의 방역 망을 가볍게 넘나들었다. 안타깝고 분한 노릇이다. 베트남 정부에서 포기하지 않고 코로나와 싸워 지금은 하루 3-4천 명 대로 신규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고 어느 정도 통제되는 모습이라 참으로 다행이다.

못된 코로나는 지금도 계속 인간의 생명을 빼앗고 공포와 절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자랑해왔던 인류 문명과 과학과 의학은 코로나 앞에서 무능했다. 초라해진 인류의 현실 앞에서 하나님을 부인하던 오만을 부끄러워하고 겸손을 되찾아야 한다. 헛되이 고난을 받지 않길 바란다. 백신 후유증으로 주변 사람이 죽는 것을 보면서 뭐 이런걸 백신이라고 만들었나 하는 한탄이 나온다. 그러나 면역성이 어느 정도 생긴다고 하고, 2회 이상 맞아야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다기에 마지못해 맞고들 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하고, 향후 어떤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지 알지도 못한 채 전 인류가 거대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월남전 때 베트남 정글에 뿌려진 고엽제로 인해 몇 대에 걸쳐 신체적 기형과 두뇌 발달에 문제를 가진 아기들이 태어나는 것을 보았고 지금도 그들은 큰 고통 속에 있다. 코로나 백신으로 인한 알 수 없는 부작용들이 이처럼 대물림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베트남과 세계각지의 일상에 많은 변화가 왔다. 전염의 두려움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의심과 외면, 격리와 불안과 단절감이 이웃 간의 거리를 멀게 했다. 인간의 특성인 사회성이 제지당했다. 대부분의 활동이 제한 받다보니 커피 한잔에 수다 떨던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자유의 소중함이 새삼 절실했다고들 한다. 앞으로의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질 것이고 그간 누려왔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국경봉쇄로 인한 국제 사회로의 진출과 꿈의 포기, 경제적 풍요와 삶의 편리성의 포기, 세계적 금융위기의 위험성이나 유동성 문제의 장기화도 우려된다. 지금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백신의 유효기간이 짧아 부스터 샷을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고 격리와 입국금지 같은 일들이 반복되어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편함이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역사상 처음 겪는 이러한 역기능을 어찌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것인가가 현 인류의 커다란 난제이다.

코로나가 가져온 여러 역기능적 변화도 어렵지만 또 다른 문제들도 있다. 그것은 아주 쉬워진 인종차별과 민족주의, 사회구성원 간의 불신과 경계심, 상호존중과 배려심의 실종, 인간의 존엄성 파괴 등이다. 이것들이 오래도록 남아 인류를 괴롭힐 것이다. 이 문제들은 코로나가 가져온 여러 역기능들이 사라져도 흉하고 아픈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소중히 여기던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 상호 존중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쉽게 버리고 왜 서둘러 비굴한 자리로 내려갔을까? 그 좋은 가치들이 두려움과 이기심 앞에서 모래성처럼 무너지면서 인간의 존엄성도 같이 사라졌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이 시대의 민낯을 보았다. 일상의 삶의 방식 파괴, 비전과 꿈의 포기, 건강한 인성 파괴, 가치관의 파괴, 일터와 생업 생태계 파괴, 관계 파괴 등으로 우리 모두 어두운 미래 앞에 서있다. 이 시대에 느끼는 씁쓸함이며, 겉만 요란했던 선진 시스템의 무능과 부패를 깨닫는 서늘한 각성이다.

하나님은 시편 91:1-16에서 말씀하셨다. 우리는 전능자 하나님의 그늘 아래 있다, 그가 우리의 요새요 피난처이시고, 사냥꾼의 올무와 전염병에서 건져주시겠다 하셨다. 우리를 깃으로 덮으셔서 거기에 피할 수 있게 하시니 밤의 공포와 낮의 화살과 전염병과 재앙을 두려워 말라 하셨다. 이 코로나 시대에 이 말씀이 우리의 보증이 돼주신다. 어둡고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우리의 유일한 피난처는 하나님의 깃 아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