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March 4 Justice’ 집회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성폭력과 남녀차별의 종식을 요구하는 전국 단위의 ‘March 4 Justice’ 집회에 참여했다.

‘March 4 Justice’ 집회는 브리트니 히긴스 씨가 지난 3월 선임 보좌관에게 국방부 장관 집무실에서 당한 성폭행 파문을 밝힘과 크리스천 포터 법무부 장관의 성폭행 의혹 보도가 계기가 되어 시작됐다. 브리트니 히긴스 씨가 말했듯이, 이러한 일들이 국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가 권력의 전당인 국회가 이러한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동안 22세의 운동가인 샤넬 콘토스 씨가 교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폭행에 대한 수천 건의 기록을 탄원서를 통해 공개했다. 그리고 이는 전국의 많은 여성이 집회에 참여하게 되는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지난 월요일 캔버라에서 열린 ‘March 4 Justice’ 집회에는 노동당의 예비 각료들과 녹색당 및 무소속 의원들 등 여러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브리트니 히긴스 씨는 이날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던 장소로 다시 돌아와 깜짝 연설하기도 했다. 애초에 발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브리트니 히긴스 씨는 성폭행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발언대에 섰다고 한다.

브리트니 히긴스 씨는 연설을 통해 정부 지도자들이 해당 문제에 대해 즉각 조처를 해야 함을 강조했다. 아래는 브리트니 히긴스 씨의 연설문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지난 월요일 국회 앞에서 열린 ‘March 4 Justice’ 집회에 참가한 브리트니 히긴스 / theAustralian.com.au

“우리는 이 자리에 원해서가 아닌 필요해서 모였다. 사회체계는 근본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고 유리천장은 여전하다. 우리는 여러 기관 내의 구조적 결함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도대체 왜 진부하고 피곤한 이 싸움을 지금까지도 하는 것인지 의아해서 우리는 이 자리에 모이기로 했다. 지난 몇 주간 고위 정부 장관들의 성폭행 혐의와 여성의 처우 및 현 직장 문화에 관한 얘기들이 뉴스 메인을 장식했다. 저는 믿었던 동료에게 국회 내에서 강간을 당했다. 오랫동안 이러한 일들이 있었지만 지도자들은 일어난 장소가 어딘지 그리고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만을 신경 쓴다. 이들은 제 우상이였기에 더욱 혼란스러웠다. 제 동료이자 가족인 이들을 위해 충성하며 일했다. 하지만 이들은 갑자기 저를 피하고 다르게 대하기 시작했다.”

한편 앞서 불참 의사를 밝힌 페인 여성부 장관과 모리슨 총리는 주최 측과의 개별 만남을 추진했지만 주최 측은 비공개 면담은 하지 않겠다고 이를 거부했다. 모리슨 총리는, “전국 단위로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좌절감을 평화로운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지금도 호주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시위 도중 총에 맞는 일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 민주주의는 이런 모습이다.”라며 전국적 시위 물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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