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한인 복지단체 만들려면 봉사와 경험 실적 쌓여야”
“리더십 중요, 누군가가 뚝심있게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
“진짜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투철하게 몇 십년을 관철해야만 합니다. 헌신과 경험, 실적이 쌓여야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뚝심있게 누군가가 나서서 추진해야만 합니다.”
지난 9일 카스(CASS) 라이드 사회복지 지원센터에서 만난 장선아 카스 한인서비스개발 팀장은 호주 한인사회가 카스와 같은 제대로 된 사회복지단체를 보유하기 위해선 리더십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더십이 중요하다. 진짜 헌신하는 마음을 갖고 투철하게 몇 십년을 관철해야만 오늘의 카스가 있다.뚝심있게 누군가가 나서서 추진해야만 한다. 혼자만이 아닌 팀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그걸 형성하기까지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카스 지도층의 중심에는 창립자 중 한명인 헨리판 명예 이사가 있다. 거의 정신적인 지주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층의 사회복지 조직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역량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커뮤니티 조직 특성이 정부 지원금(funding)을 받아서 운영하는 것이다. 소수민족인 경우 지원금을 계속 받을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카스는 지도층에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을 갖고 정부 지원이 끊겼을 경우에도 리더의 역량으로 직원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며 내실을 잘 다졌던 것 같다. 이것이 내외적으로 인정받으며 한발씩 발전해왔다. 노하우나 인맥이 40년간 이어져온 것이 큰 바탕이다.”
● “다른 소수민족과 협업하며 다문화 지향해야”
이런 측면에서 카스가 캠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양로원은 상징성이 크다. “지금은 양로원을 1개 보유하면 커뮤니티서비스 조직의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지는 것 같다. 카스는 현재 63개 침상의 캠시 양로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양로원 관련 직원이 150명 넘는다. 기관 명의 양로원을 개설하려면 경험과 사회 공헌 같은 실적이 쌓여야만한다. 돈으로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장 팀장은 한인사회 복지단체가 성장하기 위해선 다른 소수민족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많은 한인사회 기관이나 지도층이 커뮤니티서비스 단체에 참가하거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많이 보고, 배우고, 협력하고 실력을 다져나가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정부 지원금을 단일 소수민족에게는 거의 안준다. 다문화 쪽으로 보조금을 몰아주는 분위기다. 그래서 다른 소수민족과 함께 협업하며 다문화 위주로 나가야 할 것이다.”
● 전체 직원 400명 가운데 한인이 100명…한인사회 서비스 확대
1981년 창립된 카스는 중국인 차일드케어 서비스로 시작했다. 현재는 호주인 중국인 한국인 베트남인 인도네시아인 등 다민족에게 커뮤니티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문화 복지단체로 우뚝섰다. 노인복지, 장애인 복지, 이민정착 서비스는 물론 캠시에 1개 양로원, 시티 허스트빌 캠시에 3개 차일드케어센터, 45개 패밀리데이케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인사회에도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이민정착 서비스는 물론 12개 이상 고령자그룹에 무료 장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복지 관련 한인 고객만 400-500명이다. 한인여성 이민자 대상 무료 취업지원 프로젝트인 “멘토와의 만남”, 코로나바이러스나 당뇨 심장병 등 건강 관련 강좌도 제공하며, 장애인과 노인케어 코스도 운영한다. 카스 전체 직원 약400명 가운데 한국인이 약 100명일 정도로 비중이 크다. 한국인 직원 중 약 30%는 매니저나 코디네이터, 60%는 서비스 제공자이며, 나머지 10%는 양쪽 일은 모두 한다.
● “적극적으로 부딪치고 자신감 가져라”
장 팀장은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원에서 중국어를 전공했으며, 호주로 이민와서 커뮤니티 서비스를 공부했다. 2013년부터 호주한인복지회에서 약 1년 반 가량 근무하다가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 2014년 카스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한인대상 서비스 개발과 홍보를 총괄하는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영어 구사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주 사회복지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선 영어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 회의도 하고, 지원금도 신청하고, 내 생각과 내 프로젝트를 관철시키려면 의사표현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영어실력이 절반 정도는 차지하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부딪치며 자신감을 가질 것도 조언했다. “이민 오신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본인이 직접 나가서 부딪쳐봐야 한다. 호주와 한국의 마인드가 공존해야 되는데, 그 균형을 잘 잡으려면 많이 나와서 직접 봐야 한다. 그래야 여기서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있다.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 한국인은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스스로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 일 잘 한다고 소문난 한인들은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밖으로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도 사교적인 성격이 사회복지서비스에 적합하다.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업무엔 남들 도와주는데 부담 안느끼는 성격이 필요하다. 사교성 있는 사람들이 환영받는다. 성격이 세심한 사람은 관리분야에서 일하면 좋을 것이다.”
그는 취업을 원하는 한인 전업 주부들에게 “먼저 자원봉사부터 해볼 것을 권한다. 그래도 안되면 사회복지 지원센터에 오시면 도와드리겠다. 여성들이 밖으로 나오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남들 도와주고 성취감도 느끼는 의미있는 일 하고파”
장 팀장은 앞으로 “내 일이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남들에게 도움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한인사회가 요구하는게 뭔지 알아내 지원금 신청해서 그걸로 뭔가 해보려는 때가 된 것 같다. ‘멘토와의 만남’ 처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카스와 한인사회에 도움되고, 저에게도 의미있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 일을 하면서 보람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된 것 같다.”
그는 지금까지 가장 보람있던 때도 “한인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서비스나 프로젝트를 개발해내고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참여자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인 여성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멘토와의 만남’도 그런 프로젝트 중의 하나다. 사실 한인 여성 이민자들 중 상당수가 언어장벽과 육아로 인해 오랫동안 경력이 단절돼 취업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모른다. 이런 분들이 취업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석자들로부터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뿌듯했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