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오는 날,
이상재 교수와 점심 식사를 겸해 만났다.
일곱 살 때 사고로 시각을 잃은 그는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식사 후
택시 타는 곳까지 우산을 들고 바래다주면서 물어봤다.
비 오는 날에는 많이 불편하시겠다고. 그러자 그가 답했다.
“이사장님, 우산 쓴 시각 장애인을 보신 적 있으세요?
곁에서 받쳐주지 않는 한 우리는 우산을 쓰지 않아요.
얼굴로 느끼는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이지요.”
안개비, 보슬비, 가랑비, 장대비를 골고루
맞아 보니 그가 말한 감각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 김인식,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 –
내겐 당연하고 일상적인 것이 그 누군가에겐 특별하고 애써야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에는 모자나 썬그라스를 쓰는걸 당연하게 여기지만 누군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어버이날 부모님을 모시고 짧은 여행이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드리는게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누군가에겐 가슴 저리는 사연을 곱씹는 하루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알아차리면 좋겠습니다. 이건 누군가에겐 기적같은 하루입니다. 우린 매일 그 기적을 누리며 삽니다. 그런데도 더 갖지 못한 것에, 더 누리지 못하는 것에 불평과 불만이 많기도 합니다.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겐 무엇이 특별할까?
내가 누리는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그 감사를 누리게 하는 보이지 않는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한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이번주도 활짝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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