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 지정

호주 정부, 유네스코 결정에 발끈

유네스코(UNESCO)가 호주의 자랑이자 세계문화유산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를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자, 호주 정부가 이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최근 유네스코가 호주의 자랑이자 세계문화유산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호주 정부가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재 파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유네스코의 이런 결정에 반발하면서 이들의 보고서에 이의를 제기할 것을 암시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 북동 해안을 따라 발달한 세계 최대의 산호초로, 면적만 20만 7,000㎢에 이르며 길이는 약 2,000km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주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호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수잔 리(Sussan Ley) 연방 환경부 장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위원회의 보고서를 두고, “기습에 허를 찔렸다.” 고 전했다. 그녀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고서를 보면, 산호초 지대의 지속적인 표백 현상이 우려가 되며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절차에서 한참을 벗어난 보고서다.”라며 세계 문화유산의 지위를 위험에 빠뜨리고 관광업계에 악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유네스코의 결정에 반박하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또한, “기후변화가 산호초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호주는 전 세계에서 산호초를 가장 잘 관리하는 나라다.”라고 덧붙였다.

수잔 리 연방 환경부 장관

지난 21일 월요일 저녁, 리 환경부 장관과 마리스 페인(Marise Payne)외무장관은 유네스코의 해당 결정에 대한 호주측 입장을 유선을 통해 전달했다. 리 장관은,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대다수의 국가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정책들을 실시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호주의 기후변화정책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세계 문화유산 파괴 책임과 연관 지을 줄은 몰랐다.” 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녀는, “보고서 내용은 과거에 알려진 내용을 재탕했을 뿐이다. 컴퓨터에 저장되어있는 내용으로 재검토를 하지 않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고 혹평하기도 했다. 또한, “장담컨대, 정치권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합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이런 말도 안 되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WWF 호주(World Wide Fund for Nature) 리차드 렉(Richard Leck) 대표는, “호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이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분명한 것은 상당한 양의 산호초가 파괴되면서 유네스코가 기후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호주 정부에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위원회가 작성한 해당 보고서 초안을 보면,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호주가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라고 적혀있다. 한편, 리 장관은 정부가 7월에 최종 검토를 할 때 유네스코의 결정에 이의 제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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