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복지 서비스 고객 이야기
인생은 어쩌면 달콤한 맛과 쓴맛을 오묘하게 품은 붉은 포도주와 비견될 수 있지 않을까. 화려한 붉음은 인생이라는 여정의 흔적인 듯하고 달콤함 끝에 살짝 묻어나오는 쓴 맛은 삶의 고뇌와 닮은 듯도 하다. 그래서 딱 짚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레드 와인의 맛과 향은 행복과 슬픔 등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는 우리네 인생에 자주 비유되는 것 같다.
카스 노인 복지 서비스의 고객 중에 인생의 큰 시련을 맞았지만, 긍정의 힘으로 이를 잘 극복해나가고 있는 한 여성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 상덕 여사는 여동생의 초청으로 그녀 나이 58세 되던 해인 1985년 호주로 이민을 왔다. 이민 초기 한 여사는 시드니의 아름다운 경치와 날씨에 매료되었고 여러 곳을 여행하며 한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3년 비 오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된 것이다. 엄청난 시련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절망하기보다는 처한 상황을 받아들였다. 우선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매주 한인 시니어 그룹에 나가 적극적으로 그룹 활동을 도왔다. 한 여사의 그룹 활동과 참가자들에 대한 헌신과 배려는 남달랐다. 봉사 현장에 일찍 도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르신들을 위해 따뜻한 음식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회원 중 누군가 아프면 직접 찾아가 위로해 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하늘의 축복일까. 그토록 원했던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병원 측으로부터 듣게 되었다. 이때 본인 자신과 가족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성공적인 수술로 한동안 시력이 회복되는 듯 했지만 그 기쁨도 잠시, 지인의 집에서 계단을 내려오던 중 넘어지면서 각막 손상으로 이식한 눈의 시력을 또 다시 잃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얼마 후에는 암 진단을 받았다.
상상하기 힘든 이러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한 여사의 긍정적인 태도는 또 다시 그녀를 좌절감에만 머물게 하지 않았다. 여전히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가운데 의료진의 암 치료 방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건강 관리에 정성을 기울였다. 암 재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예방 조치로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또 자신의 건강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한 여사는 다른 사람에 대한 도움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고, 시간이 날 때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과 비디오 영상을 가족, 지인들과 공유하며 소통을 넓혀 나갔다.
살면서 특히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때 우리들은 가족의 사랑과 지지를 갈망한다. 한 여사도 마찬가지였다. 카톡과 전화로 해외에 있는 친척들과 소통할 수는 있었지만,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는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호주에서 유일한 가족은 여동생 뿐이었던 한 여사는 보고 싶은 이들을 직접 만나고자 몇 차례 한국 여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왼쪽 눈의 시력을 잃은데다가 정상적이었던 오른쪽 눈의 시력도 나빠지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녀는 한국 방문이 이제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마저 들었고 그럴수록 한국 방문에 대한 갈망은 더 간절해졌다.
이런 가운데 한 여사를 돌보고 있던 노인 복지 서비스팀 직원을 통해 그녀의 바램을 알게 된 카스는 그녀의 한국 방문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나섰다. 공항까지의 에스코트 서비스와 출국 수속은 물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선했다. 또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도 역시 직원이 공항에서부터 집까지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을 했다.
노인 복지 서비스팀의 지원으로 한국을 다녀온 한 여사는 이전보다 훨씬 삶에 활기를 얻게 되었고 그녀의 장점인 열정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현재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살면서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했을 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 연로자들이라도 삶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구나 어르신들의 필요에 따른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전문 복지지원 기관이 있는만큼 이러한 기관의 손길을 구할 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노후를 지속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문의 및 상담: 9718 8350 (노인복지 전용 한국어 라인)
<칼럼 제공: 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