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된 빅토리아의 멜번과 지방, 하나로 재통합

9일부터 멜번의 25km 이동제한과 ‘철의 고리’ 이중규제 폐기

코로나19 사태로 나눠졌던 빅토리아의 멜번과 지방에 대한 주정부의 이중규제 구조가 다시 하나로 통합된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8일 코로나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완화안을 발표하며 멜번의 25km 이동제한 및 멜번과 지방을 양분했던 철의 고리(ring of steel)를 8일 밤 11시 59분부터 폐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지방에 시행중인 코로나 봉쇄 규제안이 멜번을 포함한 빅토리아 전체에 확대 적용된다는 의미이다.

이에 8일부터 멜번의 헬스장(gyms), 극장, 영화관, 관광 숙박시설도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식당과 주점은 접객 허용 인원이 실내 40명, 실외 70명으로 늘어나며, 헬스장과 실내 스포츠센터, 극장, 영화관은 20명까지 허용된다. 종교의식은 야외에서 최대 50명까지 참석 가능하며, 결혼식은 주례나 신랑신부 및 사진사를 제외하면 10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각 가정은 하루에 2명까지 성인 방문자를 받을 수 있으며, 이들이 동반하는 자녀 숫자엔 제한이 없다. 1살 이하 유아를 제외한 공공장소 모임은 10명까지 허용된다. 병원이나 간호시설의 환자나 거주자 방문은 한 가정에 최대 2시간 허용된다.

육류나 가금류 및 수산물 가공업체에 대한 작업 인원 제한은 해제됐지만 코로나안전 방역지침이 엄격히 준수돼야 한다. 재택근무가 가능하면 계속 재택근무를 해야 하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착용 의무도 당분간 계속 유지된다.

  • 11월 22일 추가 완화안 예고…마스크 착용 의무 유지

이로써 지난 7월 이래 멜번과 지방으로 나눠졌던 코로나 이중규제 구조가 처음으로 단일화된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코로나 재유행이 확산되자 7월 1일부터 멜번의 10개 우편번호 지역에 대한 봉쇄 규제를 3단계로 강화한 뒤, 8일 자정부터 광역 멜번과 미첼샤이어 지역으로 확대 시행하며 지방과 차별화된 규제를 가동했다.

주정부는 광역 멜번의 코로나 규제를 8월 2일부터 최고 등급인 4단계로 격상하고 야간 통금까지 병행하는 고강도 대책을 도입한 끝에 상황이 개선되자 9월 13일부터 코로나 회복 단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주정부는 11월 8일까지 9일 연속 코로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고 14일 평균 신규 확진자가 0.4명으로 감소하자 멜번과 지방의 규제안을 하나로 통합하게 됐다.

만약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낮게 유지되면 11월 22일(일) 밤 11시 59분부터 추가 규제 완화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여기엔 민간 모임 인원을 실내 10명, 실외 50명까지 확대하고 결혼식과 장례식 참석 인원을 최대 100명까지 늘리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 9일 연속 신규 확진자 제로…재난사태는 해제, 비상사태는 연장

앤드류스 주총리는 “빅토리아가 다시 하나의 주로 통합된다”면서도 주민들이 경계심을 풀지말고 약간의 증상만 있어도 계속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그는 “9일 연속 제로 신규 확진자가 백신과 같을 수는 없다”면서 주정부의 슬로건이 ‘떨어져 지내면 하나가 된다’(staying apart keeps us together)에서 ‘안전유지가 개방유지’(stay safe, stay open)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야간통금 및 4단계 봉쇄 규제와 함께 도입됐던 재난사태(state of disaster)는 더 이상 연장하지 않지만 3월부터 적용됐던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는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