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저는 키친에서 캐주얼 근무 형태로 일을 하고 있었다.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퇴직연금제도 조차 가입하지 못한 독신 여성이며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 연애를 그만두고 노숙자가 되었다.” 피오나 (62) 씨는 현재 시드니에 꽤나 안정적인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항상 그래왔던 것은 아니다. 피오나 씨는 현재 NSW 주에서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는 노숙자 계층인 “55세 이상의 여성”에 속한다. 2006년과 2016년 사이 노숙을 하게 되는 여성들의 수는 75%나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추세이다. 현재 NSW주에는 15,000명 이상의 여성 노숙자들이 있다.
작년 초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이 문제를 악화시켰고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시한폭탄에 비유한다. 노숙 이라는 개념은 정해진 주거 없이 주로 공원, 거리, 역, 버려진 건물 등을 거처로 삼아 생활하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노숙은 생활에 적합하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은 임시숙소에서 생계를 이어 간다던가 친구들과 함께 지내거나 혹은 보호시설에 있는 쉼터를 찾으러 다니는 것을 포함한다.
모니크 와이즈먼 (원주민 프로젝트 담당자, NSW노숙 연합) 씨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많은 여성들이 열악한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슬프지만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이렇다.” 며 News 9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사회 연구원이자 여성의 정치참여에 공헌한 여성운동 집단인 The Women’s Electoral Lobby의 멤버인 제인 불렌 박사는, “거리에서 남성들의 노숙이 더 눈에 띄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이에 동조했다. 피오나 씨는 “우리가 알기로는 재정상황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여성 집단이 더 있을 것이다. 제 또래의 많은 여성들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현재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같은’ 위기에 봉착했다.” 고 말했다.
지난 10년 간 어떤 일이 있었는가?
10년 전, 피오나 씨는 남의 뒷마당에 불법적으로 지어진 창고에서 고립된 채로 살아가며 그저 하루를 벌어 하루를 연명하며 살아가려고 발버둥 쳤었다. 피오나 씨는 9 NEWS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시드니에서 부동산을 렌트 할 형편이 되지 못했다. 캐주얼로 일을 하는 독신 여성으로서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렌트를 얻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고 말했다. “매일 밤 창고에서 잠을 청하고 퇴근 후에는 도서관에 가서 머무르며 도서관이 문을 닫으면 다시 창고로 돌아갔었다.”
피오나 씨는 이제 본인이 속한 지역사회에 그간 받아온 혜택을 되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피오나 씨는 노숙 생활에서 비롯되는 광범위한 문제들이 더 이상 안전하게 지낼 곳이 없다라는 간단한 문제가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가 매일 같이 우울증에 밤을 지새우며 하루 하루를 보냈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저는 여러분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은 어떤 면에서는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니는 존재다. “노숙하는 사람들 중에 우울증을 겪지 않는 사람들은 없을것이다.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내가 이러한 생활을 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다는 수치심만이 느껴졌다.” 고 덧붙였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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