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수당 2주당 50달러 인상한 615달러

4월 1일부터 적용, 실업수당보조금은 3월 말 종료

“실직자들을 계속 배고프게 만들고 노숙자로 전락시킬 것”

연방정부가 1990년대 이래 사실상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던 실업수당(JobSeeker)을 한주에 25달러 인상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정부 재정에 90억 달러의 비용을 유발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실직자들에게 지급하던 임시 실업수당보조금(JobSeeker supplement)을 3월 말에 종료하는 대신 영구 복지혜택인 실업수당을 한주당 25달러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발생한 실직대란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애초 2주당 550달러 지급했던 실업수당보조금을 지난해 9월 말부터 250달러, 올 1월부터 150달러로 2회 삭감했으며, 4월 1일부터 폐기한다.

대신 실직자들에게 지급하던 2주당 565달러인 실업수당을 올 4월부터 50달러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실업수당이 2주당 615.70달러, 하루 약 44달러로 인상되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실업수당 인상과 더불어 현재 약 120만명인 실업수당 수급자들의 수혜조건을 강화한다. 실직자들의 월 구직 신청 횟수가 올 7월까지 20회로 높아진다. 또한 실직자들이 일자리 제안을 거부하기 어렵도록 고용주를 위한 직통전화도 개설한다. 고용주들에게 구인 제안을 거부하는 실직자들을 정부기관에 신고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 실직자 월 구직 신청 20회로 증가, 고용주에 신고권한 부여

이번 인상액은 복지단체와 야당들의 인상 요구액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호주복지서비스협회(ACOSS)의 최고경영자인 카산드라 골디는 사람들에게 기초생활을 보장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미 실업수당보조금 감소로 고통받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디는 “현재 150달러 보조금을 포함한 실업수당 보다 낮은 금액은 배신”이라며 “이미 무료 음식 배식을 받기 위해 오는 사람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방 녹색당 대표인 아담 밴트 의원은 “이번 결정은 실직자들을 계속 배고프게 만들고 노숙자로 전락하게 할 것”이라며 “실업수당을 빈곤선(poverty line) 위로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방 노동당 전 대표인 빌 쇼튼 의원은 “하루 40달러는 너무 적다. 이걸로는 아무도 살아갈 수 없다”면서 “실업수당 인상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연방 사회복지서비스부 장관인 앤 러스턴 의원은 “수만명의 실업수당 수급자들은 독신자로 풀타임 취업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면서 “정부가 실업수당 지급에 엄중한 책임을 다하는 만큼 수혜자들도 납세자들에게 진정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진 기자 info@koreannews.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