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주택가격 거품, 앞으로 발생하기 힘들 것”

이민유입 줄고 재택근무로 도심 인근 주택 구입 매력 반감돼

시드니 지역에서 지난 20년간 발생했던 주택가격 거품이 코로나19 시대의 이민유입 저하와 생활방식 변화로 앞으로는 경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왔다.

AMP캐피털의 수석경제학자 셰인 올리버는 시드니 도심인근 지역은 이제 구식이 되었다면서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려는 새로운 욕구가 주택시장에 혁명을 일으키고 집값 거품을 뿌리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리버는 “이런 변화가 거품 사고방식(bubble mentality)을 와해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블루마운틴에 거주하며 일주일에 도심으로 1-2일만 오거나 전혀 오지 않아도 된다면 호주 부동산시장에 혁명을 몰고오고 거주지로 선호되던 도심 지역에 집중됐던 거품발생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NSW대학의 치이 린 리 교수와 웨스턴시드니대학의 무스타파 방구라 박사가 처음으로 수행한 주택가격 거품이 대도시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지 여부에 대한 연구 결과와도 상통한다.

리 교수와 방구라 박사의 연구 결과는 1991년과 2016년 사이에 발생한 집값 거품이 시드니 서부에만 한정됐다는 실증적 증거를 발견했다. 이들은 임대료 상승을 동반하지 않고 주택가격만 상승하는 순간을 거품으로 정의했다.

리 교수는 시드니 서부에서 2001-2005년과 2014-2016년 거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부동산 투자자들이 매우 집중된 시드니 서부 지역에 주택가격 거품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 교수는 2016년 서부 지역은 광역 시드니에서 투자용 주택 손실에 대한 네거티브기어링을 신청한 투자자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지역의 전체 주택 중 임대주택 비율은 약 35%, 22만1257가구였다.

주택 투자자들은 2014년과 2015년 초 NSW 주택시장을 거의 장악하며 대부분 신규 주택대출을 받아갔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바뀌었다. 올해 들어 자가거주자들이 신규 주택대출의 약 70%를 차지했다.

  • “가까운 미래에 시드니나 멜번에 거품 발생 불가능할 것”

그라탄연구소의 브렌던 코우츠는 “사람들이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도심인근 지역을 벗어나 교외나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시드니나 멜번이 가까운 미래에 주택가격 거품을 경험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우츠는 “최근 많은 가격상승은 기록적인 저금리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저금리와 저이민은 가까운 미래에도 지속돼 시드니나 멜번에 급격한 가격상승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 교수도 “코로나19 전부터도 사람들은 센트럴코스트로 이사가서 도심으로 통근했다. 지금은 대부분 사람들이 도심으로 갈 필요가 없어졌다. 이것이 흡인요인(pull factor)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8월 블루마운틴의 임대주택 공실률은 10년만의 최저인 0.7%이다. 센트럴코스트의 공실률도 0.7%로 SQM리서치가 2005년부터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시드니 도심의 공실률과 빈 임대주택은 올 5월 15년만의 최고인 15%, 1796개에서 8월 1448개로 호전됐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