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2020년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에서 평가, 시드니 16위
시드니 주택가격이 과대평가 상태이며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종료되면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은행 UBS가 최근 공개한 2020년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Global Real Estate Bubble Index)에 따르면 세계에서 부동산 거품이 가장 심한 도시는 독일의 뮌헨이었다. 이어 프랑크푸르트, 토론토, 홍콩, 파리, 암스테르담, 취리히까지 7개 도시를 거품 상태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8위부터 18위까지의 11개 도시를 주택가격이 과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여기엔 시드니를 비롯해 뱅쿠버, 런던, 도쿄, 로스앤젤레스, 스톡홀름, 제네바 등이 포함됐다. 시드니는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6위로 한 단계 하락했지만 뉴욕(18위)이나 싱가포르(20위) 보다 가격이 과대평가된 상태였다.
보고서는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비상 경기 부양책을 도입하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는 와중에 나왔다.
보고서는 “주택가격은 경제의 후행적 지표다. 경제 하락에 시차를 두고 반응한다”면서 “정부는 주택 보조금 인상, 세금 인하, 강매 절차 중단 등 사회 봉쇄 규제 기간에 많은 도시의 주택 소유자들을 도와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하지만 주택가격에 대한 고실업률의 전면 충격이 아직 불확실하더라도 현행 가격상승 가속도는 유지불가능하다면서 “대부분의 도시에서 임대료가 이미 하락해온 것은 보조금이 사라지고 가계 소득 압박이 가중되면 가격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관측했다.
- “정부 보조금 종료되면 가격 조정 국면 나타날 수 있어”
이어 “이는 임대수익률이 상당히 낮아지고 임대료 상승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주택 구입 후 임대를 놓는 투자자들에게 특히 중요하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부동산 매각이 당연히 고려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시드니의 실제 주택가격은 2010년 대비 약 50% 높은 수준이라면서 “현행 가격은 2017년 정점 보다는 낮지만 용이해진 대출 기준과 호주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최근 몇 분기 동안 가격 회복을 이끄는 잠깐의 불꽃(straw fire)을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실업률 상승과 예상되는 은행들의 대출 심사 강화가 주택대출과 가격 성장을 억압하게 될 것”이라며 “이민 감소와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수요 감소도 주택 수요를 억누를 것”이라고 밝혔다.
UBS는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2020년 2분기(4-6월)의 자료를 이용해 세계 25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분석했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
그래프 설명 : UBS의 2020년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