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시드니의 문화와 예술을 대표해 온 파워하우스 뮤지엄(Powerhouse Museum) 울티모 지구의 주요 건물이 철거 절차에 들어가면서, 지역 사회와 문화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때 도시의 상징적 랜드마크였던 이 공간이 점차 사라지는 모습에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파워하우스 뮤지엄은 1988년 시드니의 옛 발전소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연 이후, 과학·기술·디자인·산업 유산을 전시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학생과 관광객, 예술 애호가들이 이곳을 찾으며 시드니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 주도의 재개발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박물관의 핵심 건물 중 하나인 ‘란(Wran) 빌딩’을 비롯한 주요 시설들이 철거되고 있다. 당국은 이를 “유산 보존을 위한 재정비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존 전시 공간이 대거 축소되고 원형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문화유산 보존 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이번 재개발이 시드니의 역사적 정체성을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파워하우스 뮤지엄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시드니 시민들의 기억과 경험이 쌓여온 장소”라며 “이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도시의 문화적 뿌리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몇 년 전 정부가 “울티모 박물관을 보존하겠다”고 약속했던 점을 들어,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해체 작업은 당시 공약과 상반된 결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개발이 장기적으로 시드니 문화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는 울티모 사이트의 일부 기능을 시드니 서부 파라마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대규모 신축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새로운 파워하우스 뮤지엄 파라마타 지점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보다 현대적인 문화 시설로 재탄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사회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과 기존의 역사적 공간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울티모 박물관의 보존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오랜 시간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해 온 문화 공간이 사라지는 모습은, 시드니가 직면한 도시 개발과 문화유산 보존 사이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출처 : smh
Peter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