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에 전 세계 공급망 비상

일본 소유 초대형 컨테이너선, 국제 무역로를 막고 있어 전 세계 물류 위기

에버그린 일본산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이집트의 수에즈운하의 한복판에 좌초되어 국제 무역로를 막고 있으며 이에따라 수많은 선박들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해당 선박은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노트르담으로 가던 도중, 23일 현지 시간 오전 7시 40분에 수에즈 운하 북쪽에서 좌초됐다. 2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해당 컨테이너선은 수직으로 세우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도 높다고 한다.

선박이 좌초된 이후, 7척이 넘는 예인선을 투입해 선체를 수로와 평행한 방향으로 밀고 평형수를 빼 선체를 가볍게 하는 구조작업을 진행했지만, 배의 크기가 크고 기상 악조건 때문에 선박 구조작업이 쉽지가 않다. 전문가들은 향후 24~48시간 내에 이를 해결 하지 못하면 일부 선박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야 하며 수에즈운하 통해 이동할 때 보다 10일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버그린 선박은 갑자기 불어온 강풍 때문에 선체가 항로를 이탈하면서 바닥과 충돌해 좌초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기상 보고에 따르면 화요일에 모래폭풍이 해당 지역을 강타했고 바람은 시속 50km에 달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선원들은 모두 무사하며 사고로 인한 부상이나 해양 오염 등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선박이 빠르게 부양되더라도 선박의 소유주와 보험사가 수백만 달러의 배상금 청구를 피할 수 없다고 예상하고있다. 선박 소유주인 쇼에이 기센(Shoei Kisen Kaisha Ltd)은 수에즈 운하 당국과 수로 통과가 중단된 다른 해운 회사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받게 될 확률이 높다. 해당 일본기업은 25일 목요일, 이번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당사자에게 사과 하고 싶다. 가능한 한 빨리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서면으로 사과했다. 당장 수에즈 운하를 통해 운송하는 선박은 100척이 넘으며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넘는 화물들이 실려있다. 해당 크기의 선박은 보통 1억-1억4천만 달러의 선체 및 기계 손상 보험 가입을 하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피해보상금이 보험금을 훌쩍 뛰어넘을 예정이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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