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심리 기지개…”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 근접”

웨스트팩 소비자심리지수 6월 94포인트, 2% 격차까지 회복

뉴질랜드, 국내 봉쇄 규제 완전 해제…코로나19 감염자 제로

코로나19 사회봉쇄 규제가 급속히 해제되면서 호주의 소비자 심리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팩은행은 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가 5월 88포인트에서 6월 94포인트로 6.3% 상승하면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3-4월의 20% 하락치를 거의 회복했다고 10일 밝혔다. 5월의 16.4% 급등세에 이어 6월 추가 상승한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여전히 100포인트를 밑돌면서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낙관론 보다 우세한 상황이지만 코로나 사태 직전 보다 2% 낮은 수준까지 회복됐다.

웨스트팩은행의 수석경제학자인 빌 에반스는 많은 가계가 아직도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소비자심리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반스는 “일반적인 상황은 가계 재정에 대한 강한 압박과 단기적인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기 경제와 향후 연간 재정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호주 국민들이 더 이상 암울한(doomsday) 경제 시나리오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호주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하락하는 불황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호주중앙은행(RBA)과 연방재무부가 더이상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소비자심리지수도 향후 12개월과 5년 경제 전망 조사에서 각각 8%와 6% 상승세를 보이며 이런 견해를 지지했다. 에반스는 “5년 후 경제 전망 지수 102포인트는 18개월만의 최고치로 회복된 경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 최근 3주간 카드 사용량 지난해 대비 3-5% 증가

이런 고무적인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 5일까지 3주간 카드 사용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는 커먼웰스은행의 최근 카드 사용 실태 자료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이 자료는 지난해 동기 대비 상품 소비는 20% 증가한 반면 서비스 소비는 11% 감소했음을 나타냈다.

이런 소비자심리 회복은 뉴질랜드가 9일부터 사회 봉쇄 규제를 전면 해제하고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자신다 아던 뉴질랜드총리는 8일 “17일 연속 신규 감염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고 기존 감염자도 모두 회복됐다”면서 이날 자정부터 경보 체제를 2단계에서 1단계로 내린다고 밝혔다.

이로써 뉴질랜드는 국경봉쇄와 감염자 추적 기록을 통한 코로나 경계태세는 계속 유지하지만 국내 사회 봉쇄 규제는 완전 해제돼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되돌아가게 됐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