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감소 세입자 9%만 만족스런 임대료 인하 혜택

50% 임대료 인하 요청, 20% 거절, 7.5% 납부 유예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을 상실한 세입자 10명 가운데 만족스런 주택 임대료 삭감 혜택을 받은 사람은 1명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 권익 옹호 커뮤니티 베터렌팅(Better Renting)이 올 4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호주 세입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가계 소득을 일부라도 상실한 비율은 63%에 달했다. 소득을 전액 상실한 세입자는 18%였다.

소득이 감소한 세입자 중 집주인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청한 비율은50%였지만 만족스런 임대료 삭감 혜택을 받은 사람은 9%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약 20%는 임대료 인하 요청을 거절당했으며, 9%는 성과없는 협상에 그쳤다. 7.5%는 임대료 납부가 유예됐으며, 4.5%는 아주 소폭 삭감받았다.

서호주의 한 세입자는 주당 5달러 삭감 제의를 받았으며, 퀸즐랜드의 한 세입자는 이자까지 더한 임대료 채무계약서 작성 제안을 받았다.

  • 소득 감소 세입자 7명 중 1명은 식사 걸러

이에 베터렌팅의 이사 조엘 디그남은 “정말 놀라운 것은 소득을 상실했음에도 임대료를 전액 납부하는 적지 않은 세입자 숫자이다. 이들은 임대료 인하를 요청할 자신이 없거나, 요청했지만 인하를 받을 자신이 없었다. 수많은 세입자들이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집주인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지 않은 소득 감소 세입자들 중 상당수는 임대료 인하 요청이 시간 낭비일 것이라고 치부했다. 이들 중 약 25%는 임대료 인하 요청이 나중에 집주인의 보복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디그남은 “코로나 기간의 강제 퇴거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세입자들은 임대료 인하 요청을 불편해하고 있다”면서 “이는 세입자들이 보복을 너무나 우려해서 집 수리 요청을 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와 같은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미 소득 감소 세입자 2명 중 1명은 생계 유지에 고전하고 있으며, 7명 중 1명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식사를 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