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지연, 연방정부-주정부 ‘티격태격’ 책임 전가

연방정부 장관들 ‘백신 접종 지연 주정부 탓’, NSW와 퀸즐랜드주 ‘발끈’

지난 몇 주간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원활한 백신의 공급과 접종을 위해 서로에게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31일, 연방정부의, “주정부들은 백신 접종을 좀 서둘러라.”는 발언에 주정부들이 발끈하기 시작했다. 브래드 해저드(Brad Hazzard) NSW주 보건부 장관은 해당 발언을 접한 후에, “연방 정부의 뻔뻔한 태도에 매우 화가 난다.”라고 불쾌함을 표시했고 퀸즐랜드주의 스티븐 마일스(Steven Miles) 부총리 또한,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해당 발언에 응수했다.

초기 목표인 3월 말까지 400만 명의 국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과는 다르게 현재까지 67만500명만이 백신을 투여 받았다. 야심차게 목표를 세웠으나 해외에서 수입되는 백신 공급이 고갈되자 상황이 어려워졌다. 심지어 국내에 있는 백신이 400만 개가 되는지도 불분명하다.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David Littleproud) 연방정부 장관은 나인스 투데이 쇼(Nine’s Today Show)를 통해, “주정부들이 자기 할 일을 어서 하기만 하면 된다.” 고 발언했다. 또한, “백신을 사람들에게 투여하지 않고 선반에 보관만 하고 있다. 우리는 주정부 측에 많은 백신이 수입되고 있으니 연방정부의 공급망을 믿어 달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하지만 주정부들은 이를 믿지 않는 것 같다.” 고 덧붙였다.

백신은 몇 주에 걸쳐 2차례 접종을 받아야 면역 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주정부는 혹여 공급의 차질로 인해 1차 백신접종자들이 2차 접종을 받지 못하는 사태 발생을 막고자 연방정부에서 충분한 백신을 공급해줄 때까지 접종을 지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티븐 마일스(Steven Miles) 부총리는 퀸즐랜드주의 일부 병원들이 31일 오전까지 공급될 백신의 수를 알지 못했다면서, “스콧 모리슨 정부는 매번 비판을 모면하고자 주정부를 비난한다.” 비판을 가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주총리 또한, “백신 공급 통보를 48시간 이전에 해주면서 주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한 처우이다. 우리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고 같이 ‘협업’ 할 수 있게 해달라. 그래야 10월까지 전국민 1차 접종 목표안을 이룰 수 있다.” 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현 상황에 대해 일부 국민들은 호주의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 서로를 비난하고 손가락질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공급에 차질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운송과 접종에도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 주마다 얼마나 많은 백신이 할당 되는지와 같은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들은 연방정부가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한창 확산될 때 대중들에게 실시간으로 경로, 확진자 수 등을 공개했던 작년과는 사뭇 다르다. 대중들에게 사실과 정보가 전달이 돼야 직면한 과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토론을 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모두가 노력할 수 있다. 투명성이 없다면 대중들이 목격한 것처럼 정치적 폭탄 돌리기만을 할 뿐이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저작권자 © 일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