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윤여정,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배우 윤여정이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 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배우 윤여정씨는 이번 수상으로 오스카에서 연기상을 받은 한국인 최초의 여성이라는 역사를 세웠다.
가족들에게 ‘할 수 있다’ 라는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새로 일자리를 찾는다. 부부가 맞벌이로 바쁜 와중에 아직 어린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기에 ‘모니카’의 엄마인 ‘순자(윤여정)’가 이들과 함께 살기로 한다.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이민자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윤여정씨는 ‘미나리’의 제작자 이자 이날 시상자로 나선 브래드 피트로부터 상을 받게 되었는데 이때, 재치 있는 수상소감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여정 씨는,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게 되네요. 우리가 오클라호마에서 영화를 찍을 때 어디에 있었습니까?”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장내를 웃음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또한, 자신을 일하러 나가게 만든 두 아들을 언급하며, “이게 다 엄마가 열심히 일해서 그래.”라고 하며 재치 있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해당 시상식에 앞서 열린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고상한 척 하는 영국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이라 더욱더 뜻깊다.”라는 재치 소감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재치 있는 수상소감 외에도, “후보에 오른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해 이 자리에 오른 것이다. 모두가 승자이지만 내가 운이 더 좋아 오늘 밤 이 자리에 서게 됐다.”라고 덧붙이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또한, ‘미나리’ 촬영 스태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으며 특히,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며 감독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배우 윤여정 씨는 이날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 필름’의 마리아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등과 함께 여우 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오스카에서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가 됐다.
배우 윤여정은 지난 50년 넘게 한국에서 스타 배우로 활동해왔다. 1971년 ‘불의 여인’을 시작으로 ‘하녀’와 ‘돈의 맛’ 작품을 통해 임상수 감독과 함께 칸느에 초청되어 수상은 물론 많은 찬사를 받았다. 한때 가수 조영남과의 결혼생활로 잠정 은퇴를 했었지만, 은퇴 이후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윤 선생님’이라고 불리며 한국 충무로의 전설로 알려져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 작품상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Nomadland)가 차지했으며 영화 ‘노매드랜드’ 는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등 3관왕을 차지하며 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한남길 기자 info@koreannew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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