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베트남 선교사인 우리에게 맡겨주신 세 가지 사역이 있다. 지속해서 하나님의 일꾼들을 가르치고 양성하는 일과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일, 가난한 자들과 병든 자들을 보살피고 돕게하는 구제사역 등이다. 가르치는 일은 교회지도자들과 교회를 개척할 후보자들에게 성경과 목회적 소양을 가르친다. 복음전도와 교회 개척은 주로 소수민족 지역과 농촌 지역에 개척 팀을 파송하여 진행한다. 구제 활동은 맡겨주신 23명의 고아들을 키우고, 병든자 가난한 자들을 돕는다. 특히 마약중독자들의 재활을 돕는 사역이 중요한 사역 중의 하나인데 현지인 동역자들과 함께 이 일들을 진행하며 사람들을 섬기고 있다.
구제사역 중에 마약자 재활센터에서 그들의 재활을 돕고 성령의 능력과 믿음으로 중독을 끊어내도록 돕고 있다. 현재 약 250여명의 마약자들을 여러 곳에 분산 수용하고 각 곳에서 이들의 재활을 돕는다. 그들은 가족과 이웃들에게 못된 짓을 하도 많이 해서 어딜 가더라도 그들을 받아주고 반기는 사람들이 없다. 감옥에서의 짐승같은 삶, 돼지 우리 같은 곳에 살아도 아무도 그들을 가엾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감옥에서 우리들의 재활원에 옮겨오면 공동생활을 하며 재활에 힘쓸 수 있다. 정부에서 재정보조는 하지 않지만 재활원 운영과 모든 재활활동에 대해 허락하고 권한을 위임한다. 종교자유가 없는 나라이지만 마약자들의 재활 프로그램은 기독교인들에게 많이 의지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의 섭리와 성경 말씀으로만 그들을 어두운 사슬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인정한다. 마약 중독자들과 가족들도 이곳 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고백하면서 마지막 소망을 건다. 가족 중에서 어머니만이 자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와서 초췌하고 퀭한 자식의 얼굴을 만지며 슬피 운다. 아버지나 형제들은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어머니의 큰 사랑만이 자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음을 본다.
여기에 들어온 중독자들은 강제적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인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재활에 실패하여 감옥으로 다시 잡혀가는 것이고, 마약 기운이 떨어진 상태에서 혼자있는 것이다. 감옥에 다시 들어가면 때리고 맞는 지옥같은 삶이 다시 시작되고 재활의 기회는 다시 잡기 어렵다. 그리고 그들에겐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과 잠자기 직전의 고요함이 두렵다. 마약의 유혹과 약기운의 상실이 주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고통이 극에 달한다.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돌멩이 같은 걸로 몸에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마약은 절대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이들에게 깨어 있기만 하면 기도하고 찬송부르고 예배드리게 한다. 성경도 끊임없이 읽게 한다. 하루 종일 예배와 찬양, 기도, 성경 읽기가 반복된다. 그러다 지쳐서 잠들게 한다. 이런 경건생활의 반복으로 성경을 10독 이상하는 중독자들이 많다. 기도와 찬양과 예배가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그것이 결국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이런 생활 속에 들어온 자들만 집요한 마약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처음 온 중독자들에게 어렵고 지루한 시간이지만 그래도 조용히 내버려둘 수가 없다. 예배 참여 안하고 눈에 띄지 않으면 분명히 문제가 발생한다. 경건생활을 강제적으로 반복하고 시간이 흐르면 말씀 앞에서 회개하는 자들이 생겨난다. 복음을 받아들이고, 성령체험과 마약에서 서서히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기타와 드럼도 배우며 스스로 예배에 참여하고 섬기고 기도한다. 한 사람의 영혼이 변화받아 거듭남을 체험하는 데에는 성령님의 감화와 만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분의 감화하심으로 늑대처럼 사납던 눈과 거친 입이 순해지고, 잦은 주사로 인해 다 터져 뭉그러졌던 혈관들이 아물어갈 때 비로소 고뇌에 찬 인간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각과 회한의 눈물을 흘릴 때 회복의 길에 첫 발을 디딘 한 인간의 초라한 모습이 보인다.


안필립 목사
예수교 대한성결교회
베트남 선교사, 교회개척, 고아원
마약자 재활원 & 신학교 운영
2011년 –현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