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모리슨 연방총리가 코로나19 경제 재건의 일환으로 호주 제조업 부흥을 위해 향후 4년간 15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1일 발표했다.
호주가 경쟁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6개 우선 분야에 정부가 공동 투자하기 위한 ‘현대화 제조업 계획(Modern Manufacturing Initiative)’에 13억 달러의 정부 재원을 투입한다.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의 분석에 기반해 선정된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을 6개 우선 분야는 자원기술과 광물 가공, 식품과 음료 제조, 의약품, 청정에너지와 재활용, 국방, 우주다.
제조업 현대화 펀드(Manufacturing Modernisation Fund)는 향후 3개월 간 6개 우선 분야 기업들에게 5280만 달러를 보조한다. 기업이 3달러 투자하면 정부가 1달러를 지원하는 조건이다. 기업들은 10만-1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내년 4월까지 각 업계의 지도자들과 협의를 통해 분야별 2년, 5년, 10년 일정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부의 제조업 전략은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 환경, 호주의 경쟁우위에 일조하도록 자원분야에 대한 더 나은 정비, 국익 분야의 주권 역량(sovereign capabilities) 보존을 장려하는 세가지 원칙에 입각했다.
정부는 기업의 공장 현대화와 수출 증대를 돕는 이번 계획을 통해 8만 개의 직접 일자리와 약 30만 개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번 계획에 따라 우리는 호주에서 계속 제품을 제조할 것”이라며 “제조업은 약 86만명의 호주인을 고용하고 코로나 사태 전에 매년 우리 경제에 10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제조업 부흥정책은 코로나 경제위기가 인간의 생활과 사고방식에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시기에 적절한 조치다. 코로나로 야기된 실업대란 극복과 경제 재건을 위해선 국가경제에 대한 거시적 안목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다른 국가 대비 경쟁 우위 산업을 육성하고 취약한 분야를 보완해 국민들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하는 호주 입장에서 고용 창출력이 높은 제조업 회생은 경제 회복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제조업은 호주 경제를 이끌고 있는 광산업과 건설업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시켜 균형잡힌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관광업과 교육업이 비틀거리는 상황에서 제조업의 역할은 더욱 긴요하다.
하지만 제조업 부흥은 그리 쉬운 과제가 아니다. 호주의 높은 인건비와 협소한 시장의 저수요 등은 제조업 생존의 취약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해외 수출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2017년 홀덴이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전멸한 호주 자동차산업은 호주에서 제조업 유지의 어려움을 입증했다. 정부는 이런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 정부 세금으로 연명하는 제조업 부흥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권상진 편집국장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