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주택시장 침체 피할 수 없다면 미리 대비해야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고 경제 활동이 중단되면서 주택시장도 침체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커먼웰스은행은 호주 경제가 심각한 불황에 진입하면 향후 3년간 주택가격이 32%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커먼웰스은행은 13일 공개한 모델링 결과를 통해 코로나로 인한 실업률 동향에 따라 주택가격이 2022년 말까지 11-32%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은행은 매물 감소로 인해 단기적인 가격 급락은 피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실업률 상승으로 인한 장기적인 가격 하락 압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은행의 최악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시드니의 단독주택 중간가격은 103만 달러에서 70만 달러로, 아파트 중간가격은 78만 달러에서 53만 달러로 하락한다. 멜번은 단독주택이 82만 달러에서 56만 달러로, 아파트가 59만 달러에서 40만 달러로 낮아진다.           

NAB은행도 호주 주택가격이 2020년 10%, 2021년 2.6% 각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올 경우 2020년 20.9%와 2021년 11.8% 하락하며 통산 30% 이상 급락을 전망했다. ANZ은행은 올해 4.1%에 이어 내년에 6.3% 하락을 예상했지만 시드니와 멜번, 호바트는 최대 13%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SQM리서치의 루이스 크리스토퍼 대표는 전국 주택가격 최대 30% 급락을, AMP캐피털 선임경제학자 셰인 올리버는 시드니와 멜번 주택가격 최대 20% 하락을 점쳤다.

주택가격 하락은 수요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코로나 사태로 실직자가 급증하고 관광객 유학생 워홀러 등 임시 체류자와 신규 이민자가 급감했다. 이는 최근의 주택 임대 공실률 급등과 주택 임대료 하락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실업률 증가와 소득 감소로 인한 주택대출 상환 연체도 늘어날 예정이다. 반면에 아파트 등 신규 주택 공급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호주 주택가격을 장기 상승세로 이끌어온 두가지 핵심 요인인 이민유입과 기준금리가 교착상태에 빠진 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장기간 국경봉쇄로 인해 이민유입은 언제 예전 수준을 회복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0.25%인 기준금리도 추가 인하 여지가 거의 없어지면서 더 이상 주택시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없는 처지다.

연방정부의 네거티브기어링과 양도소득세 할인 혜택에 대한 향후 정책 수정 가능성과 인지세를 폐기하는 대신 토지세로 대체하려는 주정부들의 움직임도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이다.

물론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초저금리, 정부의 주택 투자 지원, 자산가들의 주택 선호현상 등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방역에 선방한 호주 연방과 주정부는 5월부터 단계별 봉쇄 규제 완화에 착수하며 경제 재개의 희망과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충격이 국가와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

권상진 편집국장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