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소득세 인하안 조기 시행…”경기 부양 효과 의문”

2단계 감세안 내년부터 시행 예정, “상위 20%가 감세 혜택 91% 차지”

대공황 이래 최악의 불황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연방정부가 올 10월 예산안을 통해 1580억 달러의 개인소득세 인하안 조기 시행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하지만 호주연구소(Australia Institute)는 개인소득세 인하안의 혜택이 고소득자들에게 집중돼 경기부양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주통계청(ABS)의 2일 공개 자료에 따르면 호주 경제는 6월분기(4-6월) 7% 하락했다. 올 3월분기(1-3월) -0.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1991년 6월분기 이래 첫 불황을 기록했다.

이에 연방정부는 소비지출 촉진을 위해 2022/23년과 2024/25년 시행 예정인 1580억 달러 상당의 개인소득세 인하안을 내년부터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방정부는 2018년 5월 예산안에서 2018년, 2022/23년, 2024/25년 3단계로 나눠 1580억 달러의 개인소득세를 삭감하는 패키지를 발표해 의회 승인을 받았다.

조시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부 장관은 2일 “세금 삭감은 다른 3단계가 있다. 우리는 그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세부 내용은 예산안 발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호주연구소는 7일 발표한 모델링 결과를 통해 2단계의 개인소득세 삭감 혜택의 91%가 상위 20% 소득자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납세자 가운데 하위 50% 소득자는 삭감 혜택의 4%만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 감세안은 개인소득세 세율 32.5% 과표 기준액 3만7000달러를 4만5000달러로, 37% 과표 기준액 9만달러를 12만달러로 상향 조정하게 된다.

3단계 감세안은 세율 37%인 12만-18만달러 과표구간을 폐지하고 4만5000-12만달러 구간과 통합해 세율 32.5%를 적용하는 4만5000-20만달러 과표구간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이 마지막 단계 감세안은 상위 20% 소득자가 감세 혜택의 79%를 가져가며, 하위 20% 소득자는 아무런 혜택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주연구소의 선임경제학자인 매트 그러드노프는 “개인소득세 인하안 조기 시행이 매우 형편없는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2-3단계 감세안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비 장려 보다는 고소득자들의 저축을 훨씬 증가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저소득자들은 필요한 생필품 구입을 위해 훨씬 많은 추가 자금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진 기자 syd@ilyo.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