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회를 바라보는 베트남 정부의 시각

지금 부터 수년 전에 이곳 사회과학원 종교연구원 Nguyen 원장의 보고서를 보면서 이 나라에서 개신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먼저 한국과 여러 나라의 기독 단체와 기독교 대학을 방문하며 리서치했다. 그리고 사회 전반에 미친 기독교 영향력을 공산당 종교연구원 원장으로서 느낀 점을 객관적으로 피력했다. 또한 베트남 내에서의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서 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가 발표한 이 리포트와 그의 견해는 이 나라 정부와 관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일단 개신교에 대한 그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직된 모습의 개신교로 보았다. 전통 문화와 타종교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경직된 종교라고 했다. 특히 베트남의 전통 신앙인 조상 숭배를 위한 집안의 반터 제단 설치와 조상에 대한 제사를 거부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반터 중심의 조상 숭배는 베트남 전국민 거의 모두의 일상의 삶에 영향을 주는 막강한 토속 신앙이다. 각 가정과 소속된 단체, 공동체의 길흉화복, 자녀 출산과 재산의 풍성함을 주고 악귀의 침입을 막아주는 조상들이기에 이 신앙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21세기인 지금도 전국의 모든 가정, 관공서, 큰 빌딩 등의 입구에 설치돼있고, 좋은 제물들을 올리고 365일 24시간 향이 피워져 있다. 혹 불교나 천주교 같은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더라도 거의 모두 이 조상을 모시는 반터는 집안과 모든 상점, 사무실, 거대한 고층빌딩 모두에 설치하고 경배한다. 개신 교회는 당연히 반터를 제거하고 모든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나아가라고 가르치고 지도한다. 그러나 반터 제거와 조상에 대한 숭배를 못하게 하여 정부와 사회로 부터 많은 반감을 샀다. 그리고 회심한 그리스도인들이 가정 내에서 이 문제로 핍박을 받거나 믿음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선교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개신교는 자신들의 토속 신앙인 조상 숭배를 부정하고 타종교와의 연합이나 대화를 거부하는 종교로 보여졌다.

둘째, 개신교는 베트남에서의 초기 선교에 실패했다고 보았다. 베트남의 초기 선교역사를 간략하게 보면 1897년 중국에 파송됐던 Reeves 선교사가 베트남 국경 도착했고, 1899년 R.A. Jeffrey 선교사가 홍하에 입항했으나 교회개척은 하지못했다. 1902년 다이얀 선교사 부부가 하이퐁에 정착했다가 어려움 많아 중국으로 갔다. 1905년 북동부 Lang Son 지역에 첫 거점 마련했으나 당시 베트남을 지배했던 프랑스 관리들의 반대로 복음전파에 실패했다. 북미 A.B. Simpson 목사가 설립한 초교파 선교단체 C&MA 소속 선교사들이 1911년 다낭시에 도착하여 베트남 개신교 선교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와 카톨릭의 방해가 초기 개신교의 부흥을 막았다. 프랑스 식민통치 아래에서 佛정부와 천주교는 북미에서 유입된 개신교를 온갖 방법으로 억압하고 방해했는데 이것이 개신교의 초기 선교를 실패하게 한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셋째, 독립전쟁 협조를 외면한 개신교였다. 프랑스와의 독립전쟁 당시 (1946-54) 호찌민 주석이 북부복음성회 회장 Le Van Thai 목사에게 구국개신교 설립 제의와 협력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개신교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거절한 것을 계기로 독립을 위한 신성 항쟁을 거부한 개신교로 낙인찍혔다. 그후 베트남 정부와 많은 국민들에게 개신교는 완전히 외면당했다. 비주류 종교로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넷째, 민족통일을 반대한 개신교였다. 1975년 V국의 남북 통일 후 개신교가 민족통일 반대 단체인 FULRO에 가입하여 반애국 종교, 친미 종교로 낙인되었고 더욱 어려워졌다.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자체가 국가와 민족에게 수치였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일체성을 가지지 못한 종교단체라고 발표했다. 개신교는 천주교와 불교에 비해 너무 혼란스럽고 지나치게 많은 교단이 난립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우려를 표현했다. 예를 들면 북부 복음성회 총회 1958, 남부복음성회 총회 2001, 기독 선교회 2007, 연합개신교 성회 2007, 제7안식교 2008, 침례교 총회 2008, 장로교 성회 2008, 침례교 성회(남침례) 2008, 오순절복음 성회 2009, 메노나이트 성회 2009, 그리고 최근에 한국에서 넘어온 4-5개의 이단들을 보면서 이를 개신교의 일체성 부족이라 평가했다.

이와 같이 베트남의 개신교는 그 역사가 100년이 넘었지만 반민족주의로 평가되어 배척당해 왔다. 그리고 개신교를 잘못된 시각으로 보고 이를 종교국의 공식의견으로 발표했다. 안타깝지만 지금이라도 개신교 선교와 부흥을 위해서는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에서 속히 벗어나야 한다. 긍정적 시각으로 보고 믿음을 추구하도록 유도하고 권면해야 한다. 그러러면 사회에 유익을 주는 기독교적 사회운동과 크리스천들의 거룩한 삶으로의 전인격적 변화가 필요하다. 베트남에 기독교의 선한 유산이 전무한 상황이므로 정직하고 유익한 기독교 문화 확립과 기독교 정신에 기반을 둔 사회 구제와 섬김의 일들과 기독교 위상 확립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퍼지고 널리 받아들여 지려면 이런 다양한 영적접근이 필요하고 기도가 필요하다. 선교사 한두 사람의 능력과 헌신으로 이루기 어려운 과제임으로 후방에 있는 선교적 교회들의 관심과 기도와 참여가 더많이 필요한 실정이다.

안필립 목사
예수교 대한성결교회
베트남 선교사, 교회개척, 고아원
마약자 재활원 & 신학교 운영
2011년  –현재까지